- 아랫 글의 출처를 아시는 분은 답변 주시면 캄사하겠슴다~ㅇ - (_ _)


프리즘..... [생각해보기]


초등학교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자연이었다.
당시만 해도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과학자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나였다.
지금이야 인테리어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그때는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수업을 듣고 실험에도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그 중에서 내가 흥미를 가졌던 것은 프리즘을 이용해서 스펙트럼을 관찰하는 실험이었다.
실험이라고 해봤자 단순히 삼각기둥처럼 생긴 프리즘으로 햇빛을 투과시켜 흰 종이에 비추는 것이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백색광선이 일곱 가지 색으로 분할되어 나타나는 것이 어린 나에게는 마냥 신기한 장면이었다.
이 실험은 여러분들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백색광선과 일곱 가지 색으로 나뉘어지는 스펙트럼은 본래 하나의 빛이라는 것, 참으로 신기하지 않는가.
재미있는 것은 이런 스펙트럼과 같은 다양성은 사람에게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흔히들 사람에게는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나'라는 단어는 단수이자 복수라는 말이 있다.
상당히 의미심장한 말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나를 비롯하여 이 글을 읽고있는 여러분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그룹의 일원이 된다.
가장 기초적인 가정을 시작으로 학교, 군대, 직장, 동호회, 팬클럽 기타 등등. 그 많은 그룹에서 각자의 위치는 늘 동일한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서로 다른 위치에, 그것에 부합하는 역할이라는 것이 따른다.
사람은 어떤 장소, 어떤 역할인가에 따라서 변화하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집안에서는 가장의 역할을 하느라 다소 권위적이고 무거운 분위기를 지닌 사람이라도 어린 시절 죽마고우들과 어울리면 코흘리개 시절로 돌아가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할 것이다.
그뿐인가 직장에서는 상사를 대할 때의 모습과 부하직원을 다룰 때의 모습은 또 다를 것이다.

사회에서 격리된 삶을 사는 아웃사이더가 아닌 이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듯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다양성을 갖게된다.
성격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자상한 면도 보일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상당히 완고한 일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누군가를 평가할 때 고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한다.

- 저 친구는 원래 좀 꽉 막혔고 보수적이야.
- 그녀는 섹시한 외모처럼 상당히 도발적이고 아마 사생활도 그렇고 그럴테지.
- 내 애인은 너무나 순진해서 나밖에 모르는 애라고.

요컨대 자신의 눈에 비치는 모습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고 단정지어 버린다.
정말 경솔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는 연애를 하는데 있어서도 상당한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연인으로 비춰지는 '그'와 일반적으로 주변인들에게 보여지는 '그'가 다르다는 사실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다.
연애를 하는 동안에는 누구나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다.
그런 태도가 결혼을 한다든지 다른 명확한 관계가 성립된 후에 바뀌는 것은 2차적인 문제다.
우선은 서로 다른 모습이라는 자체를 인정하기 힘들어한다.
나중에는 이런 문제가 심각한 결과까지 초래하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는 사람들에게는 다부지고 건실하다고 평가받는 이가 자신에게만은 이상하게 조급하게 굴고 항상 붙어 다니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 그 평가 자체를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하게 알아둬야 할 점은 그 모습들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급하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세월이 필요하다.
솔직히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러야할지도 장담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너무나 서둘러 결론을 지으려 한다.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려는 노력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주위 사람들에게서도 이와 같은 하소연을 자주 듣곤 한다.
그리고 쉽게 결론지어 말한다.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이더라. 사람마다 하는 말이 다른 걸 보니 진실하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아닌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단편적인 부분을 가지고 혹은 너무나 짧은 기간을 두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충고를 한다.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던 프리즘을 떠올려보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햇빛을 통과시키면 그 안에 감쳐졌던 빛깔들이 나타나던 경이로운 장면을 기억하라고.
사람도 마찬가지이며 미처 알지 못했던 것 일뿐이라는 점을.
그리고 보다 이해의 폭을 넓혀서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솔직히 말해서 한가지 모습만 지닌 사람보다는 다양한 일면을 지닌 사람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이건 진실성의 문제와는 다른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각자의 마음속에 프리즘을 꺼내도록 하자.
그리고 그를 비춰보는 것이다.
그에게는 어떤 스펙트럼이 감추어져 있는지를. 또 아는가, 새로운 일면을 발견하게 될지.
이것도 연애를 즐겁게 해주는 하나의 과정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