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에서의 자원봉사를 마무리하고 출발하기 전에 계획대로 강원도 고성군 간성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제가 아주 오래 전 겨우 6살 때이던 해에 1년 동안 머물던 고모님 댁을 저희 아이들과는 처음으로 찾아뵌 것입니다.

마침 인제에서 미시령을 넘어가면 5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그런 길이기에 학교를 하루 비우기로 하고 일정을 잡았습니다.

강원도 태백을 지나 강릉을 거쳐가는 길로는 엄두가 나지 않는 거리인데 중앙고속도로를 통해 홍천을 거쳐 인제를 지나 간성까지는 무척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현재 농촌으로 일찍 터를 마련한 밑바탕에는 유년시절 1년여 동안 고모님 댁에서의 생활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농촌에서 생활하던 제가 다시 부모님이 계시던 서울에서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이 였는지는 현재의 생활을 보시면 잘 아실껍니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어천리....
꿈에도 그리운 그곳엘 저희집 둘째의 나이 적에 생활을 하였던 곳이었습니다. 제 기억 속에는 마당 앞에는 넓은 신작로가 있었고 그곳으로 많은 군인들이 다녔는 것 같았는데 어른이 되어 찾아간 그곳은 겨우 아스팔트 포장에 차선이 그려져 있을 분이었습니다.



오른쪽 파란지붕에는 황소가 한 마리 있어서 아침을 먹고는 들로 풀 먹이러 다녔던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그런 낡은 집이지만 고모님은 간성 읍내에 자녀들이 마련해준 아파트를 마다하시고 그곳에서 생활하시고 계신답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마을 건너편 작은 강가엘 구경갔었습니다... 어릴 적 멱을 감고 고기를 잡던 그곳이기에 다시 찾은 그곳은 역시나 좁디좁은 자그마한 냇가일 뿐이었습니다...

맞은편 산에서 내려오는 수로 앞에 제 눈에는 분명히 가재 한 마리가 죽어 있기에 혹시나 싶어 고모님을 모시고 아이들과 차량으로 골짜기까지 올라가서 바위들을 들어보니... 역시... 꿈에도 그리운 가재들이 즐비하였습니다...



제가 성인이 된 후로는 목격할 수 없었던 가재가 거기에는 있었습니다... 무척 까탈스러운 종류라 자신들의 생활주변에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면 사라지는 그런 가재들입니다...



고모님도 평생을 살아오시면서 거기에 가재가 있는 줄 몰랐답니다... 연세 많으신 고모님의 굳은 손으로 즐겁게 가재들을 잡으시는 모습에 제가 얼마나 행복하던지...



무척 많이 잡았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싹쓸이 할 수도 있었지만 나중을 위해... 아니 내년에 아이들이 다시와서 잡고 싶다고 하여 그만 물러 나왔습니다...ㅋㅋ



처음에는 무서워서 엄두를 내지 않던 아이들도 넓은 대야에 넣어 두니 무서워하지 않고 잘도 가지고 놀고 있었습니다...





몇 해전 고모부님이 돌아가시고 찾아뵙지도 못 하였기에 아이들과 고모님을 모시고 잡초가 무성한 숲길을 걸어 찾아간 무덤... 윗대 어른들까지 모두 이장해와 아담하게 잘 꾸며 놓은 것이 무척 부럽고 감사하였습니다.



제가 그곳 간성에서의 1년여 생활을 하고 서울로 떠난 후에 고모부님께서 무척 많이 아쉬워하시면서 눈물 흘리셨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살아 생전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이 얼마나 죄송하고 아쉽던지...

30여년이 지나 6살 꼬맹이였던 소년 사이에 그 소년보다 더 나이가 많은 딸들을 누이고 함께 고모님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런게 세월인가 봅니다...

아침이 되어 손수 조카에게 아침을 장만해 주시는 고모님의 손길을 보면서 다시금 세월의 흔적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제 잡은 가재들의 껍질을 벗기고 양념을 하여 조림을 해서 아이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물론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너무나 귀한 것이라... 아이들에게도 이런 저런 설명을 하면서 먹였습니다...

하룻밤만 머물다 가는 것이 그리도 섭섭하셨던지 다음에는 꼭 몇 일을 시간내어 다녀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고모님댁을 나와 통일전망대를 향해 달렸습니다... 10km 전방에서 출입신고를 하고 교육을 받은 후에야 민통선을 통과하여 갈 수 있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그런지 비가 내리는 날씨에 북녘 땅을 제대로 관찰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고 또한 지나치게 상업화가 되어서 그런지 과거 군 시절 찾아갔던 전망대들과는 달이 왜그리 장사꾼들이 많던지 전망대 안에까지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그곳 전망대 앞 기차 식당에서 먹은 점심식사가 관광지에서의 식사는 맛이 없다는 보통의 선입관에 비해 식사가 맛이 있었다는 사실에 이번 통일전망대 방문은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게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지도를 펴놓고 의논한 대로 왔던 길이 아닌 동해안 도로를 따라 울진까지 내려와 다시 영주로 들어오는 코스를 정했기에 시간이며 거리를 생각하니 답답하였지만 금년에 한번도 바다 구경을 하지 못했기에 코스를 계획대로 잡아 출발하였습니다.

영주까지 돌아가야 할 시간이 있기에 강릉 경포대며 좋은 곳은 포기하고 가능한 밑으로 내려오다보니 동해안 고속도로가 끝나는 동해까지 계속 달려왔습니다...

과거 군 시절 여름철 하계해상훈련장이 있던 맹방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곳이라 다시금 아이들과 함께 굳은 날씨로 인해 텅빈 맹방해수욕장엘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에게나 저에게 의미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기에 지난주에 갑작스럽게 일정을 잡아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수해지역에서 봉사도 할 수 있었고 아이들도 고모 할머님댁엘 방문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에 금년 여름 여행은 값진 여행이 되었습니다.

다음 겨울방학 때에는 몇 일 시간을 내어 꼭 고모님 댁을 방문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