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에서 온갖 재앙이 빠져나가는 걸 본 판도라는
놀라서 후다닥 상자의 뚜껑을 닫았다.
그리하여 상자 속엔 오직 하나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았다.
그것은 에르피스, 즉 희망이었다.
그 덕분에 인간은 어떤 횡액을 당해도 희망만은 버리지 않고 사는
경건한 자세를 갖출 수 있었다.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그 어떤 고난과 불행, 시련도
우리 존재의 뿌리를 흔들 수 없다.
희망은 상자를 빠져나간 그 모든 악에
대적할 수 있는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엔 얼마나 많은 사악한 것들이 숨어 있는가.
그러나 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는 그것들을 이길 수 있다.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하리라.
이것이 판도라가 인류에게 준 위대한 메시지이다.
희망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무언가 간절한 염원을 품는 것이리라.
희망을 부질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언제나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고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너무나 괴로운 고통과 불행, 시련을 겪은 나머지
불완전한 인간과 그 인간이 만들어가는 이 모순 투성이 .
세상엔 희망이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노신의 말을 전하고 싶다.희망이란 원래 있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없고
또 없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은 것이다.
땅위에 원래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걸어가면 그것이 길이 된다.
많은 사람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아름다운 세상을
염원하면 그 세상이 올 것이다.
--유시주 /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향수 중에서도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용연향이란 값비싼 향수가 있답니다. 용연향은 고래에게서 나오는 향수랍니다. 고래가 어떤 상처로 인해 가슴이 닳고 헐었을 때 스스로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연고같은 액체를 흘리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용연향이랍니다. 상처와 힘겨움 뒤에 흘리게 되는 그 적은 양의 연고같은 향수 아픔과 어려움을 극복한 고래는 세계 최고의 가치로 인정받는 용연향이라는 찬란한 향수를 만들게 된답니다.
삶이 힘들 때 우리를 힘들게 하는 아픔에 급급해 혹시나 아픔 속에 숨어 있는 최고의 향수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