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직접 겪은 일을 이야기로 적어봅니다.

제가 사는 시골에서는 장날이 되면 읍에 장을 보러 가기 위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분들께서 버스를 찻간에서 기다립니다.

간혹 걸음이 느리거나 시간을 잘못 보시는 노인분들은 버스를 놓칠때도 많습니다.

군청으로 개인용 차를 몰고 출근하는 저는 그런 사람들을 태우고 읍으로 가기엔 더 없이 좋은 여건입니다. 그래서 평소때도 자주 노인분들을 제 차에 싣고 가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장날이었는데. 그 날도 첫 버스를 놓치고 찻간에 계신 할머니가 계시길래 차에 태워다 드렸습니다. 그 순간 뒤에서 버스운전기사가 마침 그 광경을 보고 말았습니다.

버스 운전기사는 고함을 지르면서, 자기의 밥줄을 끊는다면서 화를 내고는 경찰에 신고해 버리겠다고 했습니다.

그 후로 경찰에게서는 아무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전 저의 행동에 대해서 많은 반성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버스 운전기사에게 정말로 그 한 사람의 차비로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단지 제가 보기에는 안쓰럽지만, 노인들이 다음 버스를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일입니다.

제가 좋은 일이라 판단하고 행했던 일이 버스운전기사에게는 치명적인 영업방해로 이어진 것입니다.

모든 일을 행할때도 그런 것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장 최선의 판단이라 여겼던 일의 이면에는 어떤 최악의 사태가 있는지도 미리 살펴보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가령, 노인분들을 차에 태우고 가다가 큰 사고가 난다면, 사고로 다친 사람까지는 보험처리가 되지 않습니다. 몇십분의 시간과 편리를 위한 선의를 배풀다가, 단 한번의 사고로, 집안의 재산을 모두 날려버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 올수도 있습니다. 주위에 그런 케이스를 본 적도 있었구요.

그렇다고 버스를 놓친 노인분을 외면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그 후로 전 버스시간대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태우고 가지는 않고 있습니다.

저의 어설픈 도움으로 인해 또 다른 버스기사들의 생활에 침해를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일 이후로, 전 일부러 같은 마을 사람일지라도 힘들여서 제 차에 태우고 가지 않고 있습니다. 우연히 제가 차에 시동을 걸때 지나가는 사람은 태울때는 있습니다. 마을 안에서 제 차에 타는 분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가끔 들려 드리곤 합니다. 서로간에 조심해야 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냉정하지만, 확실한 행동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을요.

그래서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자기를 태우고 가지 않고 지나가더라도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듣는 사람은 모두들 기분 나빠하지 않고 저의 심정을 이해해 주셨습니다. 제 말을 듣는 사람은 모두 60대가 훨씬 넘어서 버린 분들이 많습니다. 22살인 저의 말을 듣고도 받아들일 마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했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이상하게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단순하게 좋은 의도만 가지고 다른 것을 전혀 고려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는 의도와는 다른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세심히 살펴보아야겠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는 모든 일에도 말입니다.


일기를 꼬박 꼬박 적지는 않고, 진하게 느낀 점이 있을때 간혹 월기??를 적곤 하는데 나름대로 괜찮군요.